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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기고 내려놓고.



1.주께 맡기고.

흐르는 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가만히 있어도

물이

내 몸을 휘감아

흘러간다.

세월의 강물에

삶을 담그고 있으면

가만히 있어도

세월이

내 생을 휘감아

흘러간다.

뭔가 해보겠다고

안달하고

소란을 피우지 않아도

인생의 시간은

강물같이

흘러 흘러서 간다.

2.십자가 밑에 내려놓고

강을 건넌

다음에도

뗏목을 등에 지고

다니면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어리석은 일이겠는가.

쓸데없는 것을

한평생

내려놓지 못하고

산다면

얼마나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삶이겠는가.

오래 정들었던

잎들을

때가 되어

아낌없이 내려놓는

나무의 삶은 얼마나

단순하고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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