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복제인간 출현, 남의 나라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최초로 복제인간을 출생시켰다고 발표한 클로네이드사가 복제아기 1명의 사진을 배포했다고 영국 BBC방송 인터넷 판이 2003년 3월 25일 보도했다. 클로네이드측은 자사 홈페이지에 인큐베이터에 있는 아기 사진을 공개하고 이 아기가 지난해 12월 이후 복제된 5명중 3번째로 일본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했다. 복제인간의 문제는 남의 나라 의 일이 아니다. 클로나이드사는 한국에 지부를 두고 있으며, 인간 있 복제를 시도하는 ‘라엘리언 무브먼트’의 지도자인 클로드 라엘은 작년 8월 27일 한국을 방문하여, 일주일간 머물며 강연회 등을 가졌다. 라엘은 한국의 대리모 3명이 이미 인간복제 실험에 참여하고 C 있다고 밝혔다. "왜 한국에서 하려고 했느냐?"는 질문에 "현재 인간 복제가 시도된다고 해도 법이 없어 법률로 막올 방법이 없는 한국을 택했다."는 그의 답변에 우리 정부의 인간 복제에 대한 대처가 너무나 안 일함을 추궁하지 않올 수 없다. 최근에는 한국인 대리모 중에 한 사람으로 K씨로 알려진 김진희(34)씨가 언론에 얼굴을 드러내었다. 라엘리언 무브먼트 한국지부 회원인 김씨는 3월 28일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복제 인간 탄생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2000 년 대리모 신청을 했다”면서 “아직 구체적 절차는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복제아기를 낳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2. 복제인간을 계획한 '라엘리언 무브먼트'는 사이비 종교 단체이다.
최근 복제 인간을 만들어냈디고주장하는 클로나이드사는 우리 나라에도 지사(www.clonaid.co.kr)를 두고 있는 세계 최초의 인간복제회사이다. 클로나이드는 바하마에 있는 베일리언트 벤처스를 창립한 일단의 투자자들과 클로드 라엘에 의해 1997년 2월에 설립되었다. 클로드 라엘(56세)은 세계에서 가장 큰 UFO 관련단체로서 84개국에 5만5천명 이상의 회원을 갖 복 고 있는 '라엘리안 무브먼트'을 조직한 지도자이다. 그는 「YES 인간복제」, 「우주인의 메시지」(도서 출판 메신저)라는 저술을 통해 2 만5천년 전 엘로힘(구약성서 히브리어의 하나님)으로 불리는 외계 인류가 비행접시를 타고 지구로 날아와 DNA의 유전자조작으로 최초의 인간을 창조하였다고 한다. 또한 그 외계인류의 이름인 엘로힘은 히브리어 성서에서도 발견되며 훗날 '하나님(God)'이라는 단어로 오역되었고, 예수도 엘로힘의 발전된 복제기술로 부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라엘은 현재의 복제기술이 인간이 영원한 생명을 지닐 수 있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 자신의 육체를 정확히 복제할 수 있게 되면 그 다음 단계는 우리의 기억과 성격을 새로 복제된 두뇌에 이전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인간은 진실로 영원히 살 수 있다고 가르친다. 또한 과거의 모든 일을 기억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지식을 무한히 축적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3. 한국기독교의 “인간복제 반대” 공동선언
한국교회는 벌써부터 인간복제의 위험을 직시하고 그 반대를 주장하여 왔다. 천주교의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산하 생명윤리연구회 총무 이동익 신부(가톨릭대 신학과 교수)와 개신교의 기독교생명윤리위원회 맹용길 위원장(장로회 신학대학원 교수)을 비롯한 천주교와 개신교 관계자들은 “(세포로 분화되기 전 단계) 14일 이전 배아 역시 인간 생명체이기에 배아 복제 및 실험은 인간을 수단화하는 반인륜적 행위"라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선언문을 작성 발표한 바 있다(2001. 5. 23). 천주교와 개신교는 양측 생명윤리 관계자 모임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인간 복제 금지에 관한 법률(가칭)'의 입법을 촉구하는 연대 활동을 벌여 나가기로 했다. 공동선언문은 현재의 생명공학 및 의학연구에 대한 인간존엄성 훼손을 우려하며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첫째,. 14일 이전 배아 역시 인간 생명체이기에 인간 배아 복제 및 인간 배아 실험은 인간을 수단화하는 반인류적 행위이다. 둘째, 인간 개체 복제는 하느님 주권에 대한 도전이며 신성한 가족관계를 파괴하는 행위이다. 셋째, 인간유전자에 대한 인위적인 조작행위는 하느님의 창조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넷째, 인간 배아복제 및 인간 배아 실험을 중단하고 질병 치료는 다른 대체 치료책을 개발할 것 을 촉구한다. 다섯째, 인간 배아 복제 및 인간복제를 금지하고 배아를 보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인간복제 금지에 관한 법률(가칭)' 제정을 촉구한다."
기독교계뿐 아니라 사회단체와 학계에서도 인간복제 반대를 주장하고 그 입법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규제개혁위원회는 2003년 4월 18일 전체회의를 열어 보건복지부가 제출 한 생명윤리법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안은 인간을 복제할 목적으로 체세포를 복제해 배아를 만들거나 이를자궁에 착상, 임신진행, 출산시키는 행위를 금지하며 위반시 징역 10년에 처하도록 했다. 다만 희귀 난치병 치료를 위한 체세포 복제는 선별 허용하였다. 미국 하원에서도 2003년 3월 27일 출산용 및 연구용 인간 복제를 모두 금지하고, 위반 때 징역형 및 최고 100만 달러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인간 복제 전면 금지법안을 통과시켰다.
4. 인간 복제에 따르는 여러 문제점
1997년 복제양 돌리 (D이ly)나 쥐를 이용한 인공조직에 관한 소식은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채 5년이 지나지 않아 인간 복제가 눈 앞의 현실이 되었다. 그 동안 인간복제의 문제점에 대해서 과학자들 사이에도 일정한 합의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사이비 종교단체에 의해 기습적으로 인간복제가 실현된 것이다. 이러한 인간 복제가 이루어질 수 있었던 가장 주요한 이유는 바로 사이비 종교와 몰가치적인 과학과 천박한 자본의 논리가 야합하였기 때문이다.자본의 논리는 이윤이 남는 것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모두 상품화한다. 거기에서 인간이 예외 일 수 없음은 자명하다. 오히려 이윤 추구의 초점에 인간이 자리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이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생명공학 연구는 공공성․투명성․윤리성을 바탕으로 추진돼야 한다. 생명공학기술의 조작을 통해 만든 인공 생명체인 복제인간은 인간생명의 질서와 가치를 혼란시키는 윤리적 신학적 문제 이외에도 예측불능의 부작용과 통제 불능의 변종을 통해 인간 생명의 오염 (Bio-pollution)과 인간 생명의 재난(Bio-hazard)을 야기할 다음과 같은 위험이 예상된다.
1) 복제기술의 불안전성과 위험성으로 인해 복제인간을 만드는 것은 인간생명을 실험의 대상으로 희생시킴으로서 인간생명을 위협하는 모험이다. 실험복제 양 돌리는 347개의 복제 배아들 가운데서 유일하게 정상출산으로 태어난 경우이다. 클로네이드가 행한 실험은 ‘돌리’ 복제 때 사용된 체세포 복제기술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술은 현단계에서는 가능은 하지만 유산, 기형, 급사 등 실패확률이 너무 높기 때문에 의술적으로도 미완성 기술이다. 복제인간 1명 을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1000번의 임신이 필요하며 이중999번의 임신은 유산·조산·사산 등 갖가지 출산결함을 지닌 아기의 출생으로 끝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복제양 돌리의 경우 0.2%의 성공률로 태어났으며 실험과정에서 99.8%가 실패했다. 쥐, 염소, 암소, 돼지 등의 동물들의 복제성공률은 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복제된 동물 가운데 95%가 임신 중에 죽었으며 출생에 성공한 복제 동물도 대부분 출생 직후 죽거나 심각한 기형을 보이고 있다. 이 통계는 복제인간 실험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다.
2) 복제 이후에도 예상치 못한 목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그 구체적 인 사례들이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지난 l월에는 영국에서 세계 최초의 체세포복제 포유동물인 복 최초의 체세포복제 포유동물인 노화에 따른 폐질환으로 죽어 생명체 복제의 위험성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경상대 김진회 교수팀은 체세포복제 방식으로 태어난 복제 돼지 중 한 마리가 생후 4개월만에 피부와 털 등 몸의 색깔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밝혔다. 이 처럼 복제가 성공하였다 하여도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것이 분명하다.
3) 인간생명의 가치가 상품가치로 전락될 것이다. 여러 가지 모양의 새로운 산업(복제산업공장, 이식용 장기생산공장 등등)의 등장과 이러한 생명산업에 대한 구매력으로 인간의 외형과 가치가 결정될 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기술적 경제적 불평등은 더욱 구조적으로 심화될 것이다. 치료술의 독점화는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들 간의 의료접근 및 혜택의 불균형을 유발하게 될 것이다. 예컨대 돈 많은 환자들의 생명 연장을 위한 인간복제가 성행할 것이다
4) 인간복제로 인간의 계급화가 이루어져서 유사 인간(Pseudo-Human), 도구 인간(Tool-Human) 혹은 종속 인간(Sub-Human)이 등장할 것이다. 생명의 연장과 질병의 제거를 위한 목적으로 인간이 도구가 되는 복제인간을 생산하여, 오늘날 흰쥐처럼 장기 공급이나 생체 실험 대상으로 쓰이고 버려지는 소모품적인 하급 인간이 등장할 것이며, 이들의 인권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부각될 것이다.
5) 인간복제가 범죄 등 사악한 목적에 이용될 것이다. 복제가 보편화되면 범죄자나 또는 특수한 목적을 가진 다량의 복제인간을 생산할 수도 있을 것이며, 또 본인의 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본인의 체세포가 채취되어 범죄나 상업적 목적 등에 이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6) 새로운 우생학의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히틀러의 나치국가가 순수혈통을 보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유태인 말살 정책을 시행하는 와중에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장애우들을 인위적으로 제거한 바 있다. 앞으로 다가올 복제시대에도 열성이나 비정상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태아는 출생 전에 미리 제거하는 새로운 우생학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7) 인간의 고유한 개성이나 자아의 특수성은 해체될 것이다. 맞춤 인간 시대가 오면 예술가, 운동선수, 아름다운 예능인 등 특수한 목적을 위한 인간의 주문이나 대량 생산이 현실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기와 다수의 복제인간 사이에 자아 정체감의 혼란이 야기될 것이다. 자아와 타자 사이의 절대적 경계선이 해실(解失)되고 마는 것이다. 누구를 복제할 것인가를 사람이 임의로 결정할 수 있게 되면 인간의 정체성과 가능성과 자발성이 상실되고 만다.
8) 인간 복제가 보편화된다면 가족의 구성 단위는 전혀 새로운 양상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우선 무성생식으로 복제된 인간들은 자신의 뿌리를 부모가 아닌 실험실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부모를 중심으로 한 가족의 붕괴와 인간관계의 왜곡으로 사회의 기본 질서가 해체로 이어질 것이다.
5. 사이비 종교집단에 의한 인간 복제가 더 큰 문제이다.
“복제”라는 단어는 어원적으로 그리스어에서 유래했으며 “양성관계를 통하지 않은 생식(asexual reproduction)”을 의미한다. 현재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인간복제는 치료목적의 복제와 생식목적의 복제라는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대체로 종교계에서는 치료목적이든 생식목적이든 인간복제 자체의 해악을 강조하고 그 반대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라엘 집단은 막대한 자금을 동원하여 치료목적이나 생식목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종교적인 목적에서 인간의 영생을 위해, 인간복제의 불법성이 아직 입법화되지 않은 국가에서, 인간복제를 비밀리에 실현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들은 현재 지구상의 인간이 외계인에 의해 복제된 생명체라고 말도 안 되는 허황된 주장에 근거하여, 이 복제된 인간을 영원히 살게 하기 위한 잘못된 종교 목적으로 인간복제 기술을 비밀리에 개발하여 왔다는 데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엄격한 의미에서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복제인간(Human Clone)이 아니라 복사인간(Human Copy)이다. 복제인간은 선천적 유전적인 형질을 공유하는 시간차를 두고 태어나는 일란성 쌍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복제인간과 원본인간은 후천적인 환경과 학습과 경험에 의하여 서로 다른 인격을 가질 수 있다.
반면에 복사인간은 원본인간과 동일한 유전자뿐만 아니라 동일한 기억, 성격 등 원본인간이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인격적 파일과 동일한 파일을 복사한 인간이다. 라엘은 복제기술을 발전시켜 원본인간의 뇌 속에 저장되어 있는 후천적인 형질까지 복제하여 원본인간이 영원히 존재할 수 있도록 복사인간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라엘 집단이 겉으로는 복사인간을 통해 ‘인간의 영생’이라는 황당한 올 실현할 수 있다고 부추기지만 그 이면에는 이러한 복제기술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사이비 종교단체의 전형적인 의도가 숨겨져 있다. 그러므로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인간배아 복제를 법으로 금지할 지라도, 여러 가지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동기로 인간 복제를 원하는 사람들이 생겨날 터이고, 이를 이용하여 돈을 벌려는 사이비 과학자나 사이비 종교 단체가 생겨날 터이므로 복제 기술이 불법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문제에 대한 범세계적인 감시와 통제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인간생명의 질서와 가치를 혼란시키는 윤리적 신학적 문제 이외에도 예측불능의 부작용과 통제불능의 변종을 통해 인간 생명의 오염(Bio-pollution)과 인간 생명의 재난(Bio-hazard)을 야기할 다음과 같은 위험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전신학대학보」 제5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