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앞에서
무슨 말을 할까나
더 앞으로 나가지는 못할지라도
후회와 미련은 없죠
지금 이 순간
하루하루 더 익어가는
가을 하늘 볼 수 있는 것만도
주님께 감사하지요
추수되어
수장(收藏)되는 인생
감사 또 감사
감사 말고는 없지요
꽃이 피고 지는 데
뜻 없이
그냥 한철
피었다 지는 거라면
사람이 살고 죽는 데
이유가 없이
그냥 한세상
살다가 가는 거라면
그만 허무하겠죠
아무것도
아니
삶에 가치가 없겠죠
허나 나름 주께
아름다운 꽃과 열매로
기쁨과 영광이 되었다가
영원한 나라에 수장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