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할 수 있는 것만 해도
실은 감사한 일이다
아직 살아 있으니까
아직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으니까
절망할 수 있고
또 절망에 몸부림치는 거다.
절망의 끝까지
내려가는 것
따지고 보면
더욱 감사할 일이다
절망의 맨 밑바닥에 닿으면
더이상 내려갈 곳도 없어
이제는 올라가는 것 말고는
달리 길이 없으니까.
절망은 기막히게도
희망의 배후
절망의 맨 밑바닥은
희망의 첫 계단이니까
예수님이 절망스러운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
제자들은 다 자리에서
피하였다
허나 죽지 아니하면
부활이 없다는 진리를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