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동욱 목사가 저녁 특강 집회를 맡아 치유와 회복, 행복한 사모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제12회 전국목회자사모세미나 개최, 치유와 회복 넘쳐
[2007-08-16 07:05]
“어느 날, 목사와 사모 둘이서 맘에 안드는 성도들을 하나씩 골라서 뽑아내기를 했대요. 그래서 마지막에 결국 둘이 남았지, 아마. 거기에 집사가 한명 있었으면 아무도 안 남았을 걸.”
설동욱 목사의 재치있는 농담에 순식간에 폭소가 터져 나왔다. 다들 남 이야기처럼 웃지만 속으로는 자신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게 분명하다. 누가 엿들으면 “사모들이 못할 소리 한다”고 할만도 하지만 아무렴 어떤가. 그게 바로 우리 사모들의 이야기인데. 그렇게 사모들은 그동안의 아픔과 눈물을 웃음에 담아 날려 보낸다.
제12회 전국목회자사모세미나가 13일부터 3박4일간 일정으로 서울 예정교회에서 열렸다. 이 세미나에는 피종진 목사(남서울중앙교회), 림택권 박사(전 아신대 총장), 이강평 총장(서울기독대), 김문훈 목사(포도원교회), 정석환 박사(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장), 설동욱 목사(예정교회), 박신실 사모(수영로교회) 등 최고의 치유상담전문가들이 나와서 사모들의 상처받은 심령을 위로하고 사모로서의 비전과 은혜를 선사했다.
지난 12년의 명성과 사모들 사이에 퍼진 입소문 덕에 올해 세미나도 개최 한달 반 전에 선착순 1천2백명이 마감돼 버렸다. 서울부터 부산까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사모들은 때론 신나게 웃고, 때론 눈물을 훔치면서 세미나에 참석했다. ‘사모의 역할’ ‘사모의 영성’ ‘행복한 부부생활’까지 사모라서 말할 수 없었고, 어디 물어볼 수도 없었던 고민거리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강의를 통해 해결받고 치유받는 시간이었다. 신나는 율동, 성극대회, 간증시간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사모들을 3박4일 동안 매료시켰다.
세미나에 참석한 주교중앙교회 김혜경 사모는 “교회가 다르고 상황이 다르지만 여기 모인 사모들의 아픔이 어찌나 하나같이 같은지 위로가 된다. 남편과 교회를 위해 더 힘있게 헌신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 세미나의 특징은 전액 무료라는 것이다. ‘지친 사모들에게 힘과 비전을 줘야 목회자가 살고, 목회자가 살아아 교회가 산다’는 설동욱 목사의 철학에 따라 세미나는 철저히 사모들을 섬기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개척교회 사모들을 위해 세미나는 늘 무료를 고집하고 있다. “일단 왔으면 모든 근심 걱정을 다 내려놓고 오로지 함께 울고 웃으면서 서로의 고통을 나누고 힘을 얻어가자”는 것이다.
사모들이 세미나를 하는 동안, 예정교회 안팎은 시끄럽다. 설동욱 목사의 비전에 동참하는 예정교회 성도들은 아예 이 기간 동안 휴가를 내고 끊임없이 음식을 준비하고 사모들에게 뭐 더 필요한 것은 없는지 여기저기 뛰어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세 끼 식사뿐만 아니라 세미나 가운데 먹을 간식, 과일, 차까지 모두 성도들이 준비한다. “그동안 성도들 섬기기에 지쳤지만 이 세미나에서는 그동안의 외로움이 다 씻겨질 만큼 섬김을 받고 가시라”는 것이다.
설동욱 목사는 이번 사모세미나처럼 목회자 가정을 치유하는 일에 수년째 헌신하고 있다. 인기있는 부흥강사로 일주일에 절반 이상을 부흥회를 인도하러 전국을 누비면서도 매년 목회자사모세미나, 목회자자녀세미나를 열어 목회자 가정사역을 돕고 있다. 또 기독교치유상담교육연구원을 설립하고 사모와 평신도의 치유상담 교육에도 매진하고 있다. 현재 기독교치유상담교육연구원은 9월 3일까지 신입생을 모집 중이기도 하다. 한편, 목회자자녀세미나는 오는 2008년 1월 28일부터 30일까지 명지대학교에서 열린다.
송경호 기자 khsong@ch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