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이 좋은 사람을
호인(好人)이라
좋은 사람이라고 말들을 하지요
모든 덤터기를 뒤집어쓰고도
묵묵히 견디어 내는
그런 힘을 지닌 사람
그 곁에서 있기만 해도
돌이라도
꽃으로 필 것 같습니다.
뒤끝이 깨끗한 사람을
큰 사람의 몫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요
오히려 눈에 띄지 않는
잡초와 같은 사람
도수(屠手) 장에 끌려가는
어린양처럼
이웃의 아픔을
자기 아픔으로 알고 살아가는
호인이지요
이런 사람을 하나님이 찾고 있어도
많은 사람들 가운데 깊은 곳에
박혀 있다고나 할까요
아니면 진흙 속에 숨겨져 있다고나 할까요
찾으시기가 어렵지 않을까
뒤 끝이 좋은 호인의
자화상이지만
참 세상 살기는 어려울 것이니
십자가 달려 고통하며 죽는 것과 같겠지요.
사람들 중에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다
마음을 둘 곳이 없다며
한탄하며 괴로워하는 사람은
처음과 나중을 똑같이 살고 싶어서지요
뒤끝을 감추고
교회에 나올 때 천사처럼
선한 목자 되시는 예수님처럼
연기한다면
누구나 마음 열어 보이겠지요.
허나 그 얼굴이 짐승으로 변해가는 것을
날마다 목격하는 세상에서
너나 할 것 없이
거짓 없는 얼굴로 사는 것처럼 보여도
끝에 다다르면
본색이 드러날 터인데
뒤통수를 맞았다 속았다 배신감에
절치부심(切齒腐心)하게 된다면
앉고 일어섬을 다 아시는 하나님을
어찌 부끄러워 바라볼 수 있을까요
모든 사람은 만세 전부터 죄인이라
육신을 가지고 있는 동안은
죄에서 자유롭지 못하니
살다 보면 죄를 짓고 실수도 하나
끝을 생각하는 사람은
회개하며 주께로 돌아오겠지요
이런 사람이 있다면
옷자락이라도 붙들고
끝까지 따르렵니다.
*절치부심: 이를 갈며 마음을 썩일 정도로 화가나고 힘든 시간을 보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