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온몸으로 찬바람
눈 폭풍 맞으면서도
아무 일 없는 듯
가만히 서 있는 맨몸뚱이
겨울나무를 보니
알겠어요.
지상에 살아 있음은
고통 증에
인내라는 것
생명은 시련을 겪으면서
더 단단하고
깊어진다는 것을 알겠어요
새봄은 그냥
아무 일이 아니듯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알 것 같아요
2
어찌할 수 없는
칼바람이라면
온몸으로
기꺼이 맞게 하소서.
겉보기에는
내게 있는 것
쓸쓸한 빈 가지의
맨몸밖에 없을지라도.
내 안에는
그리스도 생명이 있어
쉼 없이
새봄을 만들고 있으니.
찬바람의 채찍이
매서우면 매서울수록
겨울 너머 따스한 봄을
더욱 간절히 기다리게 하소서.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