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필자가 여러분들에게 글을 하나 읽어 드리는 것으로 대신하려고 한다. 이 글은 이의용장로님이 당신의 책 ‘우물에 빠진 그리스도인’이라는 책에서 전 교인 앞에서 한번 읽어 주셨으면 좋겠다라는 의견과 함께 쓴 글이다. 목회자 사모님들에 관한 이야기이며 오해없이 읽어 주시기를 바란다.
목사만큼 외롭고 피곤한 직업도 없을 것이다.
남편, 아버지, 목사의 역할을 균형 있게 수행하기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어느 한 가지를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런 만큼 목사는 다른 누구보다도 더 인간적인 위로와 피로 회복이 필요한 존재다.
피로는 언제나 ‘경직성’에서 온다. 경직된 사고, 경직된 행동을 탈피하지 못하는 목사일수록 피로를 더 느끼기 마련이다. 툭 하면 아내를 놔두고 혼자 기도원에 올라가 철야를 하고 내려오는 목사, 잠자리에서조차 아내에게 ‘여보’ 대신 ‘목사님’이라고 부르게 하는 목사는 남편의 역할을 포기한 비정상적인 사람이다. 그런 목사일수록 사랑스런 아내의 따뜻한 품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목회자의 37.5%가 이혼을 고려하거나, 어쩔 수 없이 산다는 충격적인 통계가 교계의 한 월간지에 발표됐다. 부부간의 대화 시간은 하루 30분 미만이 35.6%, 30분 이상 1시간 미만이 40%라고 한다. 가정의 붕괴에 관한 한, 목회자도 예외가 아닌 모양이다.
만약 목회자가, 교회를 위해서는 가정도 유보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는 그로 인한 엄청난 스트레스를 결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눈덩이처럼 부풀어만 가는 만성 피로에서 자기 자신을 구원하는 일이 더 시급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런 목사일수록 교인들에게도 자신과 똑같은 삶을 요구하며, 교인들을 한없이 피곤하게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목회자를 쉬게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교인들은 목회자 아내를 ‘사모님’에서 해방시켜 줘야 한다. 교인들마저 목사와 그 가족들의 행동을 어떤 틀 안에 가둬 놓는다면, 목사가 쉴 곳은 캄캄하고 썰렁한 예배당 안의 강대상 구석밖에 더 있겠는가.
사실 목사 부인은 수영을 해도, 부업을 해도, 테니스를 해도, 개성 있는 복장을 해도, 취미 생활을 해도 항상 시빗거리가 된다. “목사가…” “목사님 사모님이…” 우리는 이런 말을 얼마나 많이 쓰고 있는가.
목사는 그 자신이 목사이지, 그 아내가 목사는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교인들은 목사의 아내를 목사와 한 세트로 묶어, 목사 아내는 어떠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속에 가두어 버리고는 그 행동을 제한하고 싶어하는 고약한 버릇을 갖고 있다. 목사 아내만이 아니라 목사 아들, 목사 딸에게도 마찬가지다.
목사를 쉬게 하기 위해서라도, 목사의 아내만은 보통 사람으로 풀어 줘야 한다. 그러자면 목사 자신이 먼저, 자기 스스로의 삶을 가꾸며 살아가도록 목회의 영역에서 아내를 해방시켜줘야 한다.
오늘 저녁, 아내와 팔짱을 끼고 야한 영화라도 한 편 보시라. 교인들의 눈치는 보지 말고! 이번 주일 저녁 집회 때, 이 글을 전 교인 앞에서 한 번 읽어주면 어떨까? (사모님을 해방시켜 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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