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론으로 가는 길
고센으로 가는 길
집으로 가는 길
내가 다녔던 길가는
가을이 진하다
얼마나 진한지
낮에는 화폭으로
들어가고
밤에는 오색 등불로 밝혀진
거리를 걷고 있는 듯하다
가을비 내리니
그 가을 색이 더욱
진하다 못해 찐하여
물감을 뿌리고
또 뿌리니 화려하다
23주년의 고센
30주년의 NWM
참 아름답고 귀한 것처럼
이제 부론도
복원하자
그때 그 시절
어리석고 부족했을 때에도
하나님의 섭리가
나를 이 끄셨기에
그곳에 연수원을 세울 수 있었다
내 평생에 127의 기호는
중학교 수험 번호였고
부론의 지번이었고
고센의 주소였으니
127589는 내 모습이다
진하게 더욱 진하게
깊게 더욱 깊이
주의 보혈로
물들인
가을이 되자